화재로 인해 집이 전소되었습니다. 2025년 1월 16일의 기록

안녕하세요. 예상치 못한 큰일을 겪고 이제야 좀 괜찮아져서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약 3주 전, 갑작스러운 화재로 인해 거주하고 있던 집이 전소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뉴스에도 짧게 보도되었고, 제 인생에 가장 많은 조사를 받은 사건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최근에 너무 정신이 없었습니다. 아직도 그날의 충격과 공포가 생생합니다.

이 글은 그날의 상황과 감정을 기록하고 앞으로의 복구 과정을 공유하여
같은 일을 겪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작성했습니다.

1. 화재 발생 경위

2025년 1월 16일 오전 10시 25분경, 관리사무소에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집에 화재가 발생했으니, 도어락 비밀번호를 알려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회사에 있었고, 정확한 원인은 현재 조사 중이지만, 소방서에서 전달 받기로는
전기적 요인(누전, 전기 합선 등)으로 인해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중이라고 합니다.

화재 당일 8시 20분에 출근을 위해 집을 나섰고, 집에는 다행히 아무도 없는 상태였습니다.


2. 그날의 상황

업무 중이던 저는 관리사무소에 도어락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전화를 끊은 뒤,
3분정도 뒤에 다시 관리사무소에 전화해 불이 어느정도로 크게 났냐고 물어봤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그냥 다 탔다." 는 말이었습니다.
도어락도 안열려서 소방서에서 문을 강제로 개방하고 진입했다고도 전달받았습니다. 

이쯤되니까, 무언가 잘못됐구나 싶었습니다.
상황이 심각하다는 걸 깨달았고, 거의 바로 반차를 사용하고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집 앞에 도착하니 멀리서부터 큰 소방차 2대와 구급차 1대,
경찰차, 관할 구청 차량이 와있는게 보였습니다.

슬슬 머리도 아프고 '이게 뭐지?' 싶더라고요.
도착하자마자 소방관분께 "여기 집 아들인데 어떻게 된 건가요?" 라고 물어봤고
소방관분께서 상황설명과 함께, 여러가지 질문을 받았습니다. 

이름, 나이, 화재가 난 집에 거주중인지, 오늘 몇시에 뭘 했는지,
가스레인지 사용 여부, 흡연 여부 등등..

그리고 방의 구조와 가구 및 가전제품의 위치 등도 알려달라 하셔서
최대한 기억나는 대로 답변했습니다.

녹아내린 컴퓨터 키보드의 모습

불타버린 컴퓨터 본체와 잔해들



3. 화재 이후 일주일 간 상황

불이 진압된 후 직접 확인해보니, 집은 말그대로 전소... 완전히 소실되었고,
생활 필수품조차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이 되었습니다.
베란다를 제외한 작은 방, 큰 방, 주방
모든 방이 말 그대로 전소해서 숯처럼 까맣게 탔습니다.

한편으로는 오히려 건질게 하나도 없어서 후련한 마음이 생길정도로 그냥 다 탔습니다.
애초에 귀금속이나 뭐 고가의 비싼물건은 별로 없었던 점은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어머니랑 거주하고 있었는데, 화재 첫날하고 이튿날에는
어머니는 일단 가까운 외할머니 집에서 임시로 거처하고,
저는 근처 모텔에서 2일 숙박했습니다.

화재 발생 이후 하루 이틀동안은
소방서, 경찰서, 관리사무소 전화를 엄청 받았습니다.
전화 내용은 화재 당시 상황이나 이런것들... 이었고

특히, 경찰서에서는 화재사건의 경우 관련법 상 조사를 한번은 해야한다고 하셔서
나중에 전화한번 준다고 하셨습니다.
참고로 2월 9일 현재도 조사받을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방화의 가능성 등을 조사해야한다고 하네요)

이후로는 일단 옷이 다 타서 옷을 좀 구매했습니다.
출근하느라 입은 옷 빼고는 다 타서...  출근복이랑 기본적인 양말, 속옷을 구매했고,
이튿날쯤에 소방관, 경찰관 분들께서 전화주셔서 일단 기본적인 현장조사는 다 마쳤으니
들어가서 혹시 챙길거 있으면 챙겨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첫날에는 유해가스 때문에 출입하지 말라고 하셨었음)
아무튼 들어가서 좀 그나마 덜 탄 그릇들, 식기류, 베란다에 놔둔 물품 몇개 챙겨왔습니다.

자세한 일상생활 복구과정은 이후 다른 글로 정리해보겠습니다.

4. 복구 과정 및 현재상황

아래는 화재발생 이후 현재 상황과, 각종 알게 된 사실들 입니다.

1. 화재 신고 및 조사

  • 소방서와 경찰에서 화재 원인 조사 진행중
  • 관리사무소에서는 우리의 부주의로 발생한 사고면 구상권 청구한다고 했음
  • 조사가 다 끝나면 소방서에서 화재(사실)증명원을 발급받을 수 있다고 하였음
  • 경찰서에서는 화재사건의 경우 원칙상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하였음
    구체적인 조사 날짜는 미정, 보험사기나 방화여부 이런 조사하는걸로 생각중

2. 보험 및 보상 관련 절차

  • 이번에 알게된 사실 : 16층 이상 아파트의 경우 화재보험 의무가입 대상임.
    관리비에 포함되어 화재보험료를 납부했을것임.
  • 가입된 화재보험이 있는지, 그 보상범위는 어느정도인지 
    관리사무소를 통해 '화재보험 증권' 을 발급받아 확인하는 걸 추천
  • 화재이후 독립 손해사정사 영업에 좀 난감했던 사건이 발생함.
    이건 추후에 정리하여 글 올릴 예정...

3. 임시 거처

  • 친척 집, 지인 도움 또는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임시 거처 이용할 것
  • 화재보험 약관 확인하여 화재시 임시거처 숙박비 제공되는지도 확인하고
    영수증 모아둘 것
  • 제 경우엔 SH임대주택이라, 잠시 임시거주 할 수 있게 관리소 측에서 배려해주셨음
  • 임시거주지를 못했을 경우 장기적으로 새로운 거주지 마련이 필요

4. 일상생활 복구 중

  • 화재로 인해 진짜 모든 물품이 전소된 상황
  • 생활 필수품 및 가전제품을 다시 마련해야 함
  • 임시거주지라서 다시 이사할 것을 고려해 너무 크거나, 거추장 스러운 물건은 줄이기로 하였음.
  • 신분증도 다 불타서 재발급 받아야함

5. 국가 및 지자체 지원

  • 동주민센터를 통해 문의한 결과, 화재보험에 가입된 경우 중복배상이 안돼서 지자체에서 보상받을 건 없다고 안내받았음.
  • 비영리 단체 및 후원 기관 : 경제력 수준, 화재 발생 수준에 따라 비영리 단체등에서 지원신청서를 신청할 수 있음.
  • 적십자사를 통해 담요, 가스버너, 쌀10KG, 비누 등 화재구호물품을 지원받을 수 있음
  • 심리지원도 지자체, 소방서를 통해 지원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것으로 알고있으나,
    필요하다고 판단되지 않아 깊게 알아보진 않았음.

5. 화재복구... 갈길이 멀지만

이번 화재를 통해 많은 것을 잃었지만, 다행히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고,
기본적인 아파트 화재보험이 가입되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가전도구, 가구 등 가재도구 일체, 추억이 담긴 사진들은 다 날아갔지만 ㅎㅎ)

화재 이후, 주변의 도움과 위로를 받으면서 나름대로 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비록 아직도 복구해야 할 것들이 많고, 갈 길이 멀지만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상으로 돌아가는 그날까지 화재 복구 과정은 계속 기록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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